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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 2020

수해 피해복구 현장 찾은 김정은 뒤엔 2달만 나타난 김여정 - 한겨레

김정은 위원장 추석 앞두고 강원도 김화 복구현장 방문
7월 말 이후 자취 감췄던 김여정 제1 부부장 재등장
안개 속 대선 앞두고 트럼프-김정은 이익 일치
폼페이오 방한 앞둔 민감한 시점이라 ‘깜짝 접촉’ 기대
강원도 김화군 피해 복구현장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 뒤편으로 수첩을 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모습이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갈무리
강원도 김화군 피해 복구현장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 뒤편으로 수첩을 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모습이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김화군 피해 복구현장을 현지 지도했다. 이 현장엔 지난 7월 말 이후 두달 넘게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던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동행한 것으로 확인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방한을 앞둔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비상한 관심을 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정은 위원장이 “건설 중에 있는 김화군 피해 복구현장을 현지지도 했다”며 동행자 명단 속에 김여정 제1부부장을 언급했다. 통신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신축 공사단지 앞에서 하얀 인민복을 입고 만면의 웃음을 띠고 있는 김 위원장 뒤편으로 수첩을 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김화군 피해 현장을 둘러 보며 “지난 8월 중순 900㎜이상의 재해성 폭우에” 큰 피해를 입은 현장을 둘러보고 “1000여세대에 달하는 살림집 피해라는 참상을 보고받으며 가슴 떨리던 때가 어제 일처럼 생각한다”는 회상을 밝혔다. 이어 재건 공사가 서둘러 진척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군내 인민들이 좋아한다는 보고를 받은 뒤, “모두 좋아한다니 더 바랄 것이 없다. 우리 당이 구상하는 이상 문명사회에 어울리는 문화주택들에서 인민들이 행복한 생활을 되찾는다면 그처럼 기쁘고 보람스러운 투쟁이 어디에 있겠는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기사에서 김 위원장의 복구현장 방문보다 더 관심을 모으는 것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공식 석상에 재등장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초 강경 대남 ‘말폭탄’을 쏟아내며 남북 관계를 파탄 직전까지 몰고 갔던 김여정 제1부부장은 7월27일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차 전국 노병대회 이후 자취를 감췄었다. 흥미로운 점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재등장한 ‘미묘한 타이밍’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6일 ‘쿼드’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도쿄에 들린 뒤, 7일 몽골을 거쳐 7~8일 서울을 방문해 한국 쪽 고위 관료들과 만날 것이라 예고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은 지난해 6월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깜짝 회담을 한 지 1년 3개월여 만이다. 지난 2018~2018년 두 차례에 걸친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미 구면인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을 앞둔 묘한 시점에 김여정 제1부부장이 두달 간의 침묵을 깨고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앞선 7월10일 미국을 겨냥한 장문의 담화에서 “미국의 결정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중 그리고 나아가 앞으로도 조미수뇌회담이 불필요하며 최소한 우리에게는 무익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미국) 독립절 기념행사를 수록한 디브이디(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데 대하여 위원장 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는 말로 향후 북-미 간 대화의 끈을 이어갈 창구가 자신임을 암시했었다. 한달 뒤에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북-미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자신이 제어하고 있음을 과시하는 것은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변수라 할 수 있다. 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하면, 지금까지 추진해 온 대미 전략을 처음부터 수정해야 하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10월을 앞두고 묘하게 이익이 일치하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을 활용해 김여정 제1부부장과 의미 있는 접촉을 시도한다면, 막혔던 북-미 대화의 물코가 트일 수도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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