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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선두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1일 나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여권 주자를 중심으로 견고하게 유지됐던 양강 구도가 흔들리고 있지만, 정작 국민의힘은 ‘윤석열 신드롬’에 떨떠름한 분위기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여야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도’에서 윤 총장은 24.7%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2.2%,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8.4%로 뒤를 이었다.
정치성향에 따라서는 보수층(34.7%)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중도층(27.3%)과 진보층(13.0%)에서도 고르게 지지를 받았다. 지역별로는 충청(33.8%)에서 가장 높았고, 이어 부산·울산·경남(30.4%)과 대구·경북(27.3%) 차례였다. 인천·경기(26.4%), 서울(22.0%) 등 수도권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올렸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여당 중심 양강 구도가 깨졌지만, 국민의힘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윤 총장은 어쨌건 ‘최순실 특검’에서 수사 팀장을 맡아 탄핵까지 이르게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며 “지금이야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우리가 박수 치며 그를 맞이할 순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아직 형성되지 못한 당내 후보군이 성장할 무대가 좁아지는 것도 부담이다. 당 관계자는 “적어도 3~5% 이상 지지율을 획득하면서 의미 있는 주자로서 인지도가 쌓이는데, 지금은 그럴 공간 자체가 사라진 상황”이라며 “정치에 뛰어들지 여부조차 확실치 않은 윤 총장이 야권의 표를 흡수하는 게 바람직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존재감이 부각될 만큼 허약한 야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기력한 야권은 지리멸렬해져서 윤 총장의 대망론에 크고 튼튼한 날개를 달아주었다”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눴다. ‘윤석열 현상’의 배경으로 추 장관이 ‘자기 정치’를 위해 윤 총장을 의도적으로 키우는 행태를 짚기도 했다.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을 때리면 친문 내에서 지지를 받는다. 추 장관은 이런 친문 정서를 이용해 자기 장사를 하는 것”이라며 “버텨야 계속 때리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추 장관도) 속으로는 윤 총장이 물러나지 않고 버텨주길 바랄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당에서도 경계의 목소리
여당에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원칙론적 비판과 동시에 윤 총장의 급부상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애당초 중립을 지켰어야만 하는 검찰의 총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꼽히는 것은 그만큼 정치적 편향성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정의라는 탈을 쓰고 검찰이라는 칼을 휘둘러온 결과”라고 적었다.
반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윤 총장에 대한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강원도 원주 현장 최고위 후 취재진으로부터 ‘현직 검찰총장이 차기 주자 1위로 나온 것을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에 “별로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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